평범한 집안에서 외동으로써 태어났으나, 운없게 집이 큰 화재사고에 휘말리게 되면서 매우 가난해졌다. 돈이 너무 없었다.

당장 화재사고로 몸이 아파진 엄마의 병원비로 빠져나가는 돈만 무수하게 들었고 아버지는 매일 밤낮으로 일을 하느랴 가정을 제대로 돌봐주지 못하는 환경이었다.

저는 몬의 밤이 불타고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으나, 유감이게도 그것을 보다듬어줄 만큼 여유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것은 나중에 큰 트라우마가 된다.

 

사코마루가 초등학생이 되었을 때, 어떤 여자아이가 저를 굉장히 좋아해주게 된다. 굉장한 부잣집의 장녀였던 아이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대량의 선물을 주는 것은 물론이요 제 가정 형편에까지 간섭을 해대려 하여 사코마루는 부담스러운 마음과 더불어 좋지 못한 가정형편을 숨기고 싶어 그녀를 은근슬쩍 피하게 된다.

 

어느 날, 하굣길에 그녀가 슬그머니 제게 다가와 말을 걸으려 하였다. 무릎에 상처가 까져 피가 흐르고 있었고, 걷기가 힘들다며 제게 부축을 해달라 요청을 하려는 듯 했다. 여전히 그녀가 불편했던 사코마루는 제대로 대답해주지 못하고 바로 도망을 쳤는데, 몇 발자국 뛰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귀를 시끄럽게 하는 큰 경적이 울려퍼지게 된다. 그녀가 교통사고를 당한 것이었다. 그녀는 팔 두 쪽을 잃었고, 사코마루는 그 날 현재까지 절대 잊지 못하는 트라우마를 얻게 된다.

 

사코마루는 그녀와 최대한 친해지려 애썼다. 그녀의 무수한 사랑과 애정에 자신 또한 같은 양의 사랑으로 반응해주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럴 때마다 그녀는 교통사고의 건을 언급하며 그를 억압했다. 사고를 당했으나 버림받은 피해자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았기에 아이를 도저히 모른 채 할 수가 없었다.

 

15살의 생일선물로 그녀는 저를 지키는 검도가가 되어달라 부탁했다. 금전적인 지원은 그녀에게 받았다. 

기본적으론 내가 다치게 했으니 내가 책임진다는 마인드였다. 그녀에게 사랑을 주기 위해 그 누구보다 미친듯이 연습하고 또 연습했다. 꽤 나쁘지 않은 실력이 되었다.

금전적인 지원 때문에 부모님 또한 그녀와 친하게 지내는 것을 최대한 권장하여 그는 사랑을 주는 것에 있어 큰 압박감을 느끼며 중학교 생활을 끝마쳤다.

 

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중학교 3학년 겨울, 언제나와 같이 등교를 함께 해야했을 그녀가 보이질 않았다. 그녀의 집으로 찾아가 보았더니 웬걸, 그녀는 목을 매달아 자살해있었다.

유서는 길고 길었는데, 거의 후반부쯤 '사코마루가 나를 사랑해주지 않아서' 라는 내용이 나오자마자 다 읽지 못하고 방을 나가 도망쳐 버렸다. 모두 제가 사랑하지 못한 탓으로 생각되었다.

 

그녀의 집안에서는 오히려 유한 반응을 보냈다. 그녀가 그렇게나 사랑했던 그였으므로 우에키바치 학원의 입학까지는 금전적인 지원을 끊지 않아 주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까지, 우에키바치 학원에 입학하기 전 아이즈미 사코마루의 모든 인생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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